한국시사경제 울산취재본부 | '11월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 북구 효문동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했다.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12년째다.
7일 효문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 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행정복지센터 후문으로 찾아와 복지팀장을 찾았다.
그는 밖으로 팀장을 불러내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는 않고 주머니에서 수표 한장을 꺼내 전달했다.
수표에는 20,000,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팀장은 그가 해마다 이 맘 때 기부금을 전달하는 익명의 기부자임을 알아 차렸다.
"올해는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좋은 곳에 써 달라"고 말하며 돌아서려는 그에게 상담실에서 차 한 잔을 대접하겠다고 했지만 “부끄럽다.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팀장이 한번 더 차를 권유했고, 상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5분 가량의 짧은 대화를 나눴다.
팀장이 주로 질문했고, 기부자는 질문에 간단한 답변만 했다.
기부금은 어떻게 쓰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에는 "좋은 곳에 쓰여질 걸 알고 있다. 필요한 곳에 써 달라"고 답했다.
그는 "풍족한 삶보다는 비워내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전했다.
이 남성은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효문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1천만원을 기부했고, 2021년에는 1천200만원을, 2022년에는 1천만원을, 2023년에는 2천만원을 기부했다.
효문동은 해당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했으며, 효문동 취약계층 생계비와 의료비 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효문동 행정복지센터 손낙균 동장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기부자의 꾸준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추운 겨울을 앞둔 취약계층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